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부산] 영도 가볼만한 곳 흰여울문화마을, 절영해안산책로

반응형
SMALL

 

오랫만에 흰여울문화마을에 갔습니다. 몇 년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만큼 오랫만이예요. 

영화 변호인 덕택에 유명세를 타게 됐지만 그 후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져서 일부러 가지 않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흰여울길은 봉래산 기슭에서 여러 갈래의 물줄기가 바다로 굽이쳐 내리면서 마치 흰눈이 내리는 것처럼 보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예쁜 이름을 지어냈을까. 나는 아무리 머리를 쓰고 또 써도 블로그에 제목 하나 붙이는 것도 힘이 들어 죽겠는데 말이지요.

 

 

흰여울길 주변 일대를 제2송도라고 한답니다. 암남동의 송도가 제1 송도, 영도 흰여울길 주변은 제2 송도. 이건 또 굳이 왜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 의아해요. 그냥 영도라고 놔둬도 좋을텐데 말이죠.

 

"변호인" "범죄와의 전쟁"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영도에서 찍은 영화들은 알게 모르게 많아요. 그만큼 문화적인 가치가 뛰어나서 그런 것 아닐까요.

 

 

겉으로 보기에는 무척이나 평화로운 흰여울문화마을길이지만 속내는 꽤나 시끄러운 것 같습니다. 4년전보다 말도 안되게 치솟은 집값. 그리고 새로운 건물을 세우려는 집주인들.

 

흰여울문화마을길에 색깔을 입히고 문화의 향기를 불어넣었던 작은 공방의 주인들과 작은 카페의 주인들은 오랫동안 지켜왔던 터전을 뒤로 하고 흰여울문화마을을 떠나고 있습니다.

 

흰여울마을에 있는 흰여울길은 버스가 다니는 절영로가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영도다리 쪽에서 태종대로 가는 유일한 길이었다고 합니다.

 

절영로에서 흰여울길 사이에는 14개의 골목길이 미로처럼 얽혀있어 길이 생소한 관광객들은 그만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영영 못빠져 나오는 그런 길은 아니니까요.

 

 

흰여울마을에 있는 200m높이의 계단인 맏머리 계단 중간쯤에는 주민들이 이용하던 맏머리샘도 있다고 해요. 200m라니. 말이 쉽지 그 계단을 도대체 어떻게 오르내렸을까. 생각만 해도 두 다리가 후들거립니다.

 

이런 미로와 샛길이 많다는 것은 6.25 전쟁 후 영도 흰여울문화마을에 와서 터전을 잡아야했던 피란민들의 삶이 얼마나 힘들고 험난했을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오늘따라 바다빛은 더 푸른 빛을 뽐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 푸른 바다 속에서는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흰여울문화마을의 계단 이름들이 참 예뻐요. 꼬막집계단, 무지개계단, 피아노계단,도돌이계단, 꼬막집과 대야 그리고 흰여울 프로포즈 계단까지. 

 

이 많고 많은 계단들을 마을 사람들은 오르내리면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골목길에 심어놓았을지도 모르죠.

 

오랫만에 온 흰여울문화마을은 변하지 않은 듯 하지만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역작가들의 문화예술 활동공간으로 사용되던 '복닥복닥 예술공작소'는 무상 임대 기간이 만료되어 이제 운영이 종료되었습니다. 

 

그 자리에도 설마 대형카페가 생기는 것일까요? 곳곳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무지개 계단은 마을의 중앙 부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고단한 삶의 애환이 어려있는 흰여울마을에도 무지개가 피어나기를 소망하는 염원이 담긴 곳이라고 합니다. 이 계단을 오르면 영화 변호인의 촬영지가 나옵니다.

 

데크가 깔리면서 관광객들이 흰여울문화마을을 오가는 일은 훨씬 쉬워졌어요. 아주 오래전과는 다른 풍경입니다.

 

이곳은 배들의 주차장 역할을 하는 묘박지라고 합니다. 대형 선박들이 바다위에 둥둥 떠 있는 풍경을 흰여울문화마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화물선이나 원양어선, 선박 수리나 급유를 위해 찾아온느 선박들이 닻을 내리고 잠시 머무는 곳입니다.

 

때로는 일거리가 없어서 장기 대기 중인 빈 배들도 있다고 합니다. 

마을의 곳곳에는 그 사이에 많은 카페들이 생겨나 있습니다. 이런 곳에 카페가 생길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몇년전이었어요. 신기방통하기도 합니다.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마을 사람들의 고충은 커지고 있습니다. 밤새 떠드는 소리로 잠을 자지 못한다고 해요. 가만 생각해 봅니다. 관광지가 먼저일까. 마을 주민들의 생활환경이 먼저일까.

관할구청 입장에서는 돈을 생각해야 하니까 관광객들 위주의 정책을 펴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을 주민들의 요구 사항이 전혀 먹히지를 않으니깓요

하지만 만약 흰여울문화마을 사람들이 더 이상은 견디지를 못하고 마을을 떠나버린다면 그 때도 관광객들은 이 곳을 계속 찾을까요?

무엇이 먼저이고 무엇이 나중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곳곳에 빈 집들이 유독 눈에 많이 뜨입니다. 많은 주민들은 옛날과는 다르게 비싸진 집을 팔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해 버렸습니다.

떠나는 사람들을 부추기는 것이 맞을까. 더 이상은 떠나지 못하도록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맞을까요. 

 

여름 휴가철이 지나면서 흰여울문화마을에도 조용한 고요의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이 아름다운 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도 걱정이 됩니다.

 

 

사람들 때문에 공간이 망가지기도 하지만 사람이 없어도 공간은 늙고 쓸모가 없어지게 됩니다. 10년후에도 20년후에도 이 공간은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간직할 수 있을까요.

 

위치 : 부산 영도구 영선동 4가

          지하철 1호선 남포역 6번 출구에서 6, 9, 82, 85, 7, 71, 508번 버스 타고 흰여울문화마을 하차

 

반응형
LIST